우리집 이야기

또 하나의 식구

시냇물48 2021. 8. 24. 12:00

강화의 쉼터에는 또 하나의 식구가 있다.

길냥이가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서 먹을 거 달라고 한다.

아주 오래 전에 집에서 고양이를 키웠는데 

이 고양이가 무단 가출을 자주 하더니

결국은 집을 나간 후 돌아 오지 않아 그 후 고양이를 키우지 않았다.

 

강화 쉼터에 고양이가 나타 난 것은 한 3년 된 듯하다.

데크 아래에 자리 잡고 새끼를 낳기도 했다.

주인이 없을 때 새끼들이 데크에 나란히 앉아 있다가

사람이 나타나면 잽싸게 데크 아래로 숨기도 했다.

지금 나타나는 고양이는 그때의 어미인지

아니면 새끼 중의 한 마리 인지는 모르겠다.

 

작년까지의 고양이는 먹이 구걸을 하지 않았는데

지금의 고양이는 데크에 앉아서 배가 고프다는 표정으로

거실 유리창을 통해서  집주인에게 먹을 거 달라고 애원하는 표정을 짓는다.

 

 

거실 앞 데크에 앉아서 거실 안을 바라보고 있다.

밥 좀 주세요 하는 표정이다.

마당이나 정원에서 만나면 3~5m 거리를 두고 지나 가기도 하지만 

밥을 먹을 때는 좀 가까이 가려고 하면 바로 달아난다.

그러면서도 멀리 지나가다가 "나비야~"하고 부르면

발길을 멈추고 돌아서서 부르는 사람을 쳐다 본다.

 

밥을 먹는 고양이의 자세가 편해 보이 지를 않는다.

아무 때나 바로 달아 날 수가 있는 경계 태세다.

 

고양이의 배가 상당히 불룩해 보이는 것이

새끼를 가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배를 데크 바닥에 깔고 있을 때는 경계를 풀었다는 표시다.

밥을 다 먹고 나니 좀 여유가 있어 보인다.

 

우리가 쉼터에 머물 때는 조금씩 먹을거리를 챙겨 주지만

집에 없을 때는 그나마도 먹을 것이 없을 텐데 좀은 고양이에게 조금 안쓰러운 느낌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