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의 쉼터에는 또 하나의 식구가 있다.
길냥이가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서 먹을 거 달라고 한다.
아주 오래 전에 집에서 고양이를 키웠는데
이 고양이가 무단 가출을 자주 하더니
결국은 집을 나간 후 돌아 오지 않아 그 후 고양이를 키우지 않았다.
강화 쉼터에 고양이가 나타 난 것은 한 3년 된 듯하다.
데크 아래에 자리 잡고 새끼를 낳기도 했다.
주인이 없을 때 새끼들이 데크에 나란히 앉아 있다가
사람이 나타나면 잽싸게 데크 아래로 숨기도 했다.
지금 나타나는 고양이는 그때의 어미인지
아니면 새끼 중의 한 마리 인지는 모르겠다.
작년까지의 고양이는 먹이 구걸을 하지 않았는데
지금의 고양이는 데크에 앉아서 배가 고프다는 표정으로
거실 유리창을 통해서 집주인에게 먹을 거 달라고 애원하는 표정을 짓는다.
거실 앞 데크에 앉아서 거실 안을 바라보고 있다.
밥 좀 주세요 하는 표정이다.
마당이나 정원에서 만나면 3~5m 거리를 두고 지나 가기도 하지만
밥을 먹을 때는 좀 가까이 가려고 하면 바로 달아난다.
그러면서도 멀리 지나가다가 "나비야~"하고 부르면
발길을 멈추고 돌아서서 부르는 사람을 쳐다 본다.
밥을 먹는 고양이의 자세가 편해 보이 지를 않는다.
아무 때나 바로 달아 날 수가 있는 경계 태세다.
고양이의 배가 상당히 불룩해 보이는 것이
새끼를 가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배를 데크 바닥에 깔고 있을 때는 경계를 풀었다는 표시다.
밥을 다 먹고 나니 좀 여유가 있어 보인다.
우리가 쉼터에 머물 때는 조금씩 먹을거리를 챙겨 주지만
집에 없을 때는 그나마도 먹을 것이 없을 텐데 좀은 고양이에게 조금 안쓰러운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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