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안에서.

주님을 믿습니다.

시냇물48 2010. 2. 4. 08:15

여러 날 만에 내 블로그에 들어와 본다.

동서가 쓰러져서 수술을 받은 후 처음에는 경과가 좋아 사람도 알아보고 조금의 대화도 나누었는데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어 의식을 읺은지 여러 날이 되었다.

요즘은 내 몸 따로 정신 따로 제 각각으로 움직인다.
병상에 누어있는 동서를 생각하면 울컥 눈물이 나오려 하는데 가족들 앞에서 눈물 보이지 않으려 힘들게 참고
무슨 일을 하다가도 멍하니 있는 때도 많다.

동서나 나나 어려서 남의 집안에 시집와서 이제는 앞서거니 뒷서거니 흰머리 나기 시작하였으니 
그 세월 결코 짧지 않고 남은 앞날이 살아 온 날보다 훨씬 짧을터라 


이제는 아이들 사는 모습에서 즐거움도 느끼고
쫓기며 살아온 옛 일도 뒤돌아 보며 여유도 찾아 볼 만 한 때에 
누어있는 동서의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명절 음식 같이 만들 때 입 벌리고 넣어 달라던 모습을 금년 구정 때는 볼 수가 없겠다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어젯 밤에는 구역 미사가 있었다.
미사 중에도 내내 동서의 쾌유를 비느라 신부님의 강론 말씀도 귀에 들어 오지 않았다.

어제의 복음 말씀은 예수님의 고향 사람들 이야기다.
주님의 고향 사람들은 선입견 때문에 주님을 믿지 않았지만
주님,
저는 주님의 고향 사람들과 다릅니다.

저는 주님을 믿습니다.

병상에 누어있는 동서 마리아 도미니카도 주님을 굳게 믿어왔고 지금도 병상에서 주님의 구원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저나 제 가족들은 우둔하여 주님의 뜻을 해아리지 못합니다.
주님께서 제 동서의 쓰러짐을 통하여 무엇을 행하려 하시는지 알지 못합니다.

다만 주님께서는 매달리는 저희들을 결코 외면하시지 않으실 분이심을 굳게 믿고 있습니다.

동서를 그만 병상에서 일으켜 주십시오.
전처럼 당신의 종으로서 열심히 봉사할 수 있는 은총을 다시 주십시오.

돌아오는 구정에 같이 음식을 만들지는 못해도 제가 동서 때문에 울지는 않게 해 주십시오.

주님을 믿습니다.  아멘.

'주님 안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쁘다.구세주 오셨도다!  (0) 2011.04.07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0) 2011.04.07
보시니 좋았다.  (0) 2011.04.07
주님께서 빚은 그릇  (0) 2011.04.07
교회 = 세탁소?  (0) 2011.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