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부터 오늘까지 우리 집은 매우 우울하고 슬픔이 감돌고 있다.
코코를 데리고 공원에 나갔다온 남편이
"다른 때는 코코가 다른 강아지를 보면 짖고 덤비더니 오늘은 조그만 강아지만 봐도 꼬리를 내린다" 며 침울하게 말한다.
코코도 힘없이 마루 한쪽에 앉아 있다
어제 밤엔 소파 밑에 들어가 불러도 나오지 않더니 그래도 오늘은 조금 나아 보인다.
얼마 전에는 눈알이 빠져서 한동안 고생하다가 겨우 회복하였는데 또 큰일을 당했으니 얼마나 슬프겠나?
어제밤 코코의 어미 찐찐이를 떠나 보냈다.
단지안에서 차에 치어 세상을 떠났다.
남편따라 산책을 나갈때 보통 단지 밖을 나가며 목줄을 매는데 단지 안 보도를 걸어가던 찐찐이 하필이면 보도에서 내려섰다가 단지안에 들어오던 택시에 치었다.
우리집에 온지 11년.
새끼를 두번 낳았는데 코코는 두번째 낳은 새끼다.
코코도 7살이나 먹었는데도 어미 앞에서는 항상 어린 강아지였다.
어미는 지금까지도 새끼를 끔찍히 챙겨 왔는데 그 어미가 같이 나가다 사고를 당했으니 얼마나 충격이 크겠는가?
오늘 많이 진정된 것 같지만 눈빛이 슬퍼 보인다.
남편은 어제밤 인근 공원을 파고 은행나무 낙엽을 모아다가 깔고 덮고 찐찐이를 정성껏 묻어 주었다.
앞으로 떨어지는 은행잎을 보면 비명에 보낸 우리 시추 찐찐이 생각이 계속 날텐데........
이 어미개 너무 먹어 뚱뚱이가 되어서 항상 새끼 밥까지 먹다가 야단도 많이 맞았는데 그때 야단치지 말고 그냥 둘것을....
내가 부엌에서 뭘 만들면 뒤에서 저도 얻어먹을 것 만드는지 지켜보았는데.....
시도 때도 없이 남편만 보면 간식 달라고 졸라 대더니 ....
선반에 놓인 강아지 간식을 쳐다보기가 힘이 든다.
하루종일 떠난 강아지의 커다란 눈망울이 떠올라 나를 힘들게 한다.
남편은 항상 다니던 길, 찐찐이 사고 난 길을 피해서 다른 길로 출근을 한 모양이다.
분가한 막내가 장가 가기 전 키우던 개로 막내가 집에오면 서로 반가워 했는데 막내는 얼마나 슬퍼할까?
어쩐지 집안의 한쪽이 빈것 같다.
찐찐이 늙어서 눈꼽 끼고 기침도 하고 배에 혹도 꽤 커서 잠잘 때 엎드리기 보다 배를 위로하고 잠을 자는 것 보면 앞으로 고생하며 살 것 같았는데 순간의 사고로 절명하여 고통 없이 세상 떠나서 어쩌면 다행일 수도 있겠다 하고 마음을 달래지만
그래도 이별은 슬픈 것인가 보다.
떠나는 이별은 모르겠지만 떠나 보내는 이별은 역시 감당하기 버거웁다.
지금 키우는 강아지 어찌할수 없겠지만 다시는 강아지 키우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