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인천에 그리고 딸 둘은 수원에, 삼남매가 수도권에 사니 친정이나 시집에 애들이 자주 오는 편이다.
애들이 하나가 오건 둘이 오건 왔다하면 난리다.
물론 아들네 식구나 딸네 식구가 오면 반갑다.
아들, 딸보다 손주들이 더 반갑다.
그러나 사실 힘도 든다.
두식구 조용히 살다가 어린녀석들이 와서 온통 집안을 뒤집어 놓고 가면 그 뒤치닥거리가 만만치 않다.
그래서 온다하면 반가웁고 간다하면 더 반갑다는 말이 나왔나보다.
저희들 갈때는 저희들 손으로 집안 정리 모두 시키지만 그래도 일꺼리 남는다.
며느리는 제가 앞장서서 부억에 들어 가지만 딸들은 영 제가 손님인줄 안다.
친정과 시집의 차이점이 드러나는 현상인가 본다.
딸과 며느리를 차별하지 않는데도 그런다.
딸들이 손 하나 까닥않고 있다가 제 아버지의 야단을 맞기 일수다.
남편의 야단이 떨어지면 딸들 보다 내가 더 당황해 한다.
젊은 애들 시켜야지 뭐하는 짓이냐고....
"너희들이 이 집의 손님이냐?
힘들여 키워서 결혼까지 시켰는데 가끔씩 너희들이 왔을 때라도 너희들 손으로 엄마 아빠 밥한끼라도 해 줘야 하는거 아니냐?
엄마 아빠 힘들게 하려면 아예 오지도 말아라."
아들 딸들 오는건 반갑다.
하지만 이젠 이들이 왔을 때 시중드는 일에선 벗어나고 싶다.
시집보내고 얼마 뒤까진 저들이 친정에 와서 뭘 한다해도 못하게 했다.
그땐 저들이 부모 밑에서 철없이 살다가 시집가서 얼마나 힘들까하여 그랬지만 이젠 저들도 아이 낳아 엄마 되었으니
내가 저희들 키울때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줄때 되지 않았을까?
자식들이 저들 때문에 이몸 망가졌고
마음까지도 숫덩이 된것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며칠 전엔 시골집에서 일한후
삼남매네 식구 모두 모여 즐겁게 하루 보낸건 좋았지만 이튿날 몸살이나서 며칠을 힘들게 보냈다.
친정이 딸들의 안식처임을 내가 왜 모르랴?
나도 며느리의 과정을 거쳐서 시어머니, 친정 어머니가 되었는데.
그래도 저희들은 나보다 좋은 여건에서 자라고, 공부했고, 시집가서 매서운 시집살이 모르고 지내니
이제는 저희들을 위해 희생한 부모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해아려 주었으면 좋겠다.
오는건 반가웁다.
오지 않으면 기다려 진다.
하지만 왔을 때 반가움이 깨지지 않도록 조금만 배려를 해 주면 더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