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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님의 딸과 목사 사모님

시냇물48 2009. 8. 7. 20:43

정원수를 다듬던 울 남편
"뭐 찬것좀 주면 좋겠네" 한다.
(나도 풀뽑고 있는데  자기가 좀 꺼내다 마시고 나도 좀 주면 어디 덧나냐?) 못 들은채...

음 음 두어번 기침 소리를 낸다.
독촉인데 계속 못들은채...

"당신 내가 데려오지 않았으면 지금 시골 밭에서 김 매겠지?"
(이 양반 또 시작이다. 자기는 나보다 더 시골에 살았으면서)
우리 친정이 농촌인데 자기가 구원하여 도시에서 살게 해 주었다나?
음료수 안갔다 준대서 시비다.

"모르시는 말씀. 당신이 나 꼬셔내지 않았으면 나 지금 목사 사모님으로 대접 받고 살텐데?"

이건 전혀 근거없는 헛소리 아니다.

우리 외할아버지는 개신교 장로, 외할머니는 권사.
친정 아버지 장로, 어머니 권사.
이모부 세분이 목사,
이모부 한분은 개신교에서 운영하는 요양기관의 책임자.

목사 이모부 세분이 가끔씩 우리집에 오시면
'현숙이 신랑은 우리가 찾아준다. 훌륭한 목사감으로"

친정부모도 은근히 기대하는 모양이었다,
당신은 목사가 못되었지만 사위가 목사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나 저 듣기 싫은소리 내밷는 사람에게 시집 온 후 우리 이모부들 당신들이 목사감 소개 하려 했는데...하고 몹시 실망했다 한다.

"야 - 아. 당신 성격에 눈 아래로 깔고 속삭이는 목소리 내며 얌전 떠는거  안어울린다.
나 만나서 성질대로 살고 맘편케 살지 목사 사모님 되었으면 아마 지레 말라서 벌써 멀리 갔을거다.
(그건 그럴거 같다. 아무래도 목사 사모님 네 타잎은 아니다 싶다.)그래도 질수는 없지
"당신이 나 한테 뭐 해줬는데?"
"시집오기전에 호강은 못 시켜도 고생은 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한거 지켰는데?"
(그건 맞는거 같다. 이거 왜 내가 자꾸 밀리지?)
"지금 또약볕 아래서 풀 뽑는건 고생 아닌가? "
(이건 좀 궁색한 반격인데?)
"그럼 이 땅 팔아서 당신이 가져가라"
말도 안되는 소리다.
내 명의로 된 땅 나보고 팔아서 가지라니...
"헛소리 그만하고 찬거나 드시지요"

음료수 한 켄씩 나누어 마시던 남편이 하는 소리
"성모님하고 목사 사모님하고 누가 더 쎌까?"
(이건 또 무신소리?)
"당신 목사 사모님은 못됐지만 성모님의 딸 됐잖아"
(어-허 말되는 소리한다.)
"전화위복이야."
(찬성에 한표)
"그래 목사 사모님 못돼서 서운하십니까? 데레사 씨?"
이쯤에서 말 끊어야지 잘못하면 본전도 못건지겠다.
음료수 달랄때 바로 줄걸...
"더워서 일 더 못하겠네. 당신도 대충 끝내고 빨리 들어와요."

아무래도 오늘 판정패 한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