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에서 돌아오니 집안 분위기가 이상하다.
평소 같으면 현관문을 열 때 달려오던 강아지들이 보이질 않는다.
저희끼리 나 없을 때 외출 했을리도 없는데...
찐찐, 코코 하고 불러도 기척이 없다.
뒷 발코니에 나가보니 그럼 그렇지.
요놈들 또 일 벌려 놨다.
쓰래기통 뒤져서 난리를 쳐 놨다.
이게 어디 한 두번이어야 참지.
감정을 숨기고 다정스럽게 또 찐찐, 코코하고 불러도 기척이 없다.
강아지들이 좋아하는 치즈를 꺼냈다.
요놈들 치즈 꺼내는 부스럭 소리만 나도 달려 오는데 오늘은 겁이 짠뜩 난 모양으로 나오질 않는다
"치즈 먹자." 하니까 어미 강아지 찐찐이가 나오고 새끼 강아지 코코는 머리만 쑈파 밖으로 내밀고 내 동태를 살핀다.
여차하면 또 숨을 모양이다.
아무래도 오늘 범인은 코코일 가능성이 크다.
어미 강아지는 벌써 열한살 환갑이 진즉 넘었다.
새끼 강아지가 일곱살인데 어미 강아지는 지금도 새끼를 끔직히도 보호하려고 덤빈다.
어떤 때는 새끼가 귀찮다고 짜증을 내기도 하는 데 어미 강아지의 새끼 사랑은 여전하다.
이 새끼 강아지 아직까지 시집을 못 보냈다.
요즘 강아지 분양이 않되는데 새끼를 낳게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코코에게 항상 미안한 생각이 든다.
시집을 못 보내주어서...
오늘 한짓 밉지만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 치즈 한줌 쇼파 밑으로 넣어주며 한마디 했다.
"다신 쓰래기통 뒤지지 마"
하지만 요놈들 나없으면 뭘로 말썽을 부릴까 하고 그 큰 눈 두리번거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