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여보, 방송사에 편지쓰자.

시냇물48 2009. 7. 14. 10:21

시골 가는 길 차속
라디오에서 진행되는 양희은 강석우의 "남자는 왜? 여자는 왜?"프로가 나오고 있었다.
"여보. 우리도 저기에 편지 보내면 어떨까?"
남편은 무슨소리냐는 표정으로 날 본다.
"선물 많이 주는데 한번 도전해 볼까?"
"성당 홈피에서 양파가 되더니 이제는 전국적으로 스트맆 쑈를 할려구?"
"당신이 조금만 도와주라. 전에 KBS에서 전설의 고향 원고료 받아 고기 파티 한일도 있잔아."
"망신은 그만 접읍시다.부인"
부인이란 호칭은 남편이 못마땅 할때쓰는 호칭이다.

마트에 가는 길에
최유라 조영남의 "지금은 라디오 시대"
프로 끝에 상품을 소개하자 또 내가
"우리집 냉장고 오래되어 바꿔야 하는데 저기에 편지 쓰자."
"도대체 뭘 쓰자는 건데?"
"옛날 연애이야기"
"이건 글 보다도 상품에 눈이 멀어 망신을 하자는 말인데 정신 차리세요."

오늘
냉장고 안 야채박스 밑으로 물이 흘러내리는 걸보니 냉장고 이상이 있는 모양이다.
행주를 챙기며 남편에게
"냉장고가 나처럼 늙었네.그러지 말고 우리 mbc에 편지 보내자. 밑져야 본전인데"
"하긴 그 냉장고 일산 신도시 입주할때 샀으니 오래 쓰긴 했네 요즘 냉장고 얼마나 갈까?"

내 작전이 먹혀 들어 가는 모양이다.
처음부터 mbc에 편지 쓸 생각은 없었다.

우리집 냉장고 두개있는데 먹을거 없는 것 같은데도 냉장고(냉동실)가 항상 포화 상태다.
그리고 하나는 고물이다. 이 고물을 바꾸려도 남편이 반대다.
두 식구에 무슨 냉장고가 두개나 필요하느냐는 것이다.

이 냉장고가 아들, 딸들의 보급창고임을 남편은 모른다.

자! 한번만 더 남편을 협박하면 냉장고 값 나올 것 같은 예감이든다,
망신 당하지 안으려면 카드 내놓겠지...

"여보,우리 냉장고 타게 편지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