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4호선 부근의 대학로에 자리잡은 샘터사 사옥
건물 전체를 담쟁이 넝쿨이 둘러싸고 있다.
녹색의 담쟁이 넝쿨이 지금 여러 색갈로 물들어 가고 있다.
봄에 핀 잎들이 생애를 마치고 즐기에서 떨어저
흙으로 돌아가기 전에
이 세상이 살았던 흔적으로
자신이 의지했던 벽면에 아름다운 수채화를 그리고 있다.
담쟁이들이 그리는 수채화
인위적으로 이런 그림을 그리기도 쉽지 않아 보이는
자연이 그려주는 풍경이다.
담쟁이는 포도과에 딸린 다년생 만성 식물로 바위·집벽 표면에 뻗는다.
잎이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심어 벽이나 담장에 올리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벽속을 파고들어
건물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건물보수 등을 어렵게하는 측면도 있다.
자신에게 의지할 곳을 제공해주는 건물벽면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여름더위를 막아주며 공생관계를 유지하다가
이제 떠나면서 하직 인사로 벽면에 아름다운 수채화를 그려주고 있다.
머잖아 잎새들이 떨어지면
앙상한 넝쿨이 한겨울의 추위에 떨면서
내년에 새로 움틀 잎들을 위하여 인고의 시간을 보낼 것이다.
'포토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이 떠난 자리 (0) | 2013.11.30 |
---|---|
체감온도 영하 5도 (0) | 2013.11.19 |
산사의 저녁 종소리가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0) | 2013.10.29 |
나랑 놀자! (0) | 2013.10.10 |
뻥이요!! (0) | 2013.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