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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가 그린 벽화

시냇물48 2013. 3. 16. 21:11

 

 

숲속에 태어 났더라면

흙냄새 맡아가며 큰 나무에 의지하고

이웃들과 오손도손 봄에는 꽃 구경하고

여름에는 큰나무의 그늘에서 바람 쏘이며

가을에는 누구잎이 더 예쁜가 내기하고

겨울엔 주위의 나무들이 바람막이 하여주어

추위 걱정없이  눈 쌓인 산 구경하며 살터인데

 

 

 

어쩌다 도심의 콘크리벽 밑에 심어져서

한여름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벽이 내뿜는

열기에 몸 데이고

겨울이면 몰아치는 거센 바람에 차거운 벽 껴안고

오돌 오돌 떠는 인고의 세월이 그 얼마였던가?

항상 갈증에 목마르고 언제 물한번 흠뻑 마셔 봤는가?

 

 

그래도 오가는 사람들에게

 여름의 푸르름과

가을의 단풍이 아름답다

받는 칭찬에 오는 봄이 반가웁고

올해에는 얼마나 더 오를까 해아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