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일몰의 명소인 변산솔섬
일년중 일몰을 촬영하려는 출사객이 가장 많이 모이는 시기다.
솔섬 위에 자리잡은 소나무가 용처럼 보이고
용 머리처럼 생긴 소나무의 벌린 입으로 해가 들어갈 때가 요즘이다.
이곳에서는 오메가가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한다.
몇년 전 이맘 때 그때도 집안의 시제에 참석하는 옆지기를 따라왔다가
솔섬의 용이 여의주를 무는 장면을 촬영한바 있다.
시제 전날 내려와서 오전에 친정집에 들러서 꽃무릇 케는 작업을 마치고
해지기 한시간쯤 전에 변산 솔섬에 당도했다.
미세 먼지가 조금 있어서 하늘이 약간 뿌옇다.
이때쯤 촬영포인트는 어수선해진다.
자리를 잘못 잡은 진사님들이 이리 저리 뛴다.
헌데 좋은 자리는 좁고 이미 그 자리에는 카메라가 서있다.
내 카메라는 처음 잡은 자리에서 미동도 하지 않고 지는 해를 바라본다.
그동안 일출 일몰 촬영에서 터득한 노하우로 자리를 잡았고 예측이 빗나간 적은 거의 없다.
여기 저기에서 탄성이 나온다.
여의주다!!!
다른 출사지에서는 "오메가"다 할텐데
여기서는 여의주다!!!라는 탄성이 나온다.
이 많은 사람들 중에서 여의주를 담은 사람은 몇사람이나 될까?
카메라로 여의주를 못담았어도 눈에 여의주를 넣었으니 그걸로도 만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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