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뒤늦게 찾아 간 내소사에는 벗꽃비도 끝나가고 있었다.

시냇물48 2014. 4. 23. 18:21

 

변산의 내소사는 고향에서 멀지 않은 능가산 자락에 자리한 천년 고찰이다.

이 내소사에는 벗꽃 철에 사진 작가들이 즐겨 찾는 포인트가 있다.

법당 근처의 나이먹은  벗꽃 나무다.

활짝 핀 벗꽃나무와 천년의 고찰이 어울어지는 풍경은 아름다움 그 자체다.

다른 곳의 벗꽃처럼 진입로를 벗꽃으로 매우지도 않고

주위의 산들이 하얗게 덮이지도 않는다.

단 몇그루의 경내 벗꽃나무가 사찰의 분위를 별천지로 만드는 곳이 내소사 벗꽃이다.

 

헌데 이 내소사의 벗꽃과 나와는 인연이 없는듯 하다.

해마다 시기를 놓치곤 한다.

작년에도 시기를 놓쳤고

금년에는 근처에 있는 집안의 산소 이장시기 쯤에 벗꽃이 필 듯하여 그 때쯤 들리려니 했는데

개화시기가 앞당겨지는 바람에 또 시기를 놓쳤다.

또 내년을 기대할 수 밖에 없나 보다.

 

 

 

내소사는 백제 무왕 34년(633)에 혜구두타(惠丘頭陀)가 소래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

창건 당시에는 대소래사와 소소래사가 있었는데 지금의 내소사는 예전의 소소래사라고 한다.

고려 때의 사적은 전해지지 않고, 조선 인조 11년(1633)에 청민선사가 중건했고

고종 때 관해선사가 중건했다고 전해진다.

예전에는 선계사, 실상사, 청림사와 함께 변산의 4대 명찰로 꼽혔으나

다른 절들은 전란통에 모두 불타 없어지고 지금은 내소사만이 남아 있다.

내소사는 대한 불교 조계종 금산사의 말사이다.(네이버)

 

내소사의 일주문

 

 

내속사 입구의 전나무길

울창한 전나무 숲길은 내소사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저 있다.

재 작년 태풍의 여흔이 지금도 남아 있다.

부러지거나 넘어진 나무들을 일부러 치우지 않고 그대로 두는 듯 하다.

 

 

전나무 밑에서 한창 자라고 있는 상사화

주위에 이름 모를 들꽃들이 한창 피고 있다.

 

 

 

내년에는 꼭 시기에 맞추어

이 풍경을 벗꽃으로 수놓고 싶다.

 

내소사의 대웅전은 안에서 보면 석가래가 없다.

 수많은 목침들을 쌓아서 천정을 이루는 보기 드문 건축양식이다.

 

 

 

떨어진 벗꽃들이 나무 밑에 수북하게 쌓여있다.

벗꽃비도 괜찮은데

이마저도 시기를 놓쳤나 보다.

 

 

 

이 절에도 부처님 오신날을 준비하는 연등이 걸리기 시작하였다.

  

 

 

때 늦은 벗꽃일 지언정

이 풍경 또한 추억의 장에 담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벗꽃이 떠난 자리를 자목련이 이어 받아

빛바랜 단청의 법당을 감싸주고 있다.

 

 

절의 나이와 비슷한 이 노거수에는 매년 당산제가 올려지고

보호수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절 입구에도 이런 당산나무가 한그루 더 있다.

                                                                                                                                                     (2014,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