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하얀 배꽃이 서럽게 느껴지는 사연은......

시냇물48 2014. 4. 22. 20:02

옛 문인들은 배꽃을 슬픈꽃으로 그렸다.

사랑하는 임과 이별후 그 임을 그리워하는 상징으로 배꽃이 등장한다.

봄철의 아름다운 꽃이 왜 슬픈 사랑의 상징일까?

아마도 순백의 꽃 색상과 비처럼 떨어지는 낙화의 모습에서 연유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복숭아와 배의 산지인 장호원에서 만난 배꽃

 달밤에 보는 배꽃은 아니지만 아침 햇살을 받고 피어나 

 하얀 속살을 드러낸 배 꽃이 아름답다기 보다 서럽게 다가 온다.

 

 

 

이화(배나무꽃) : 애상,결백,청초,냉담, 등의 이미지를 지님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양하여  잠못 들어 하노라

                                                           (고려조 이조년)

 

 

중부지방의 배꽃은 작년 이때쯤 배꽃이 피기 시작했는데

올해의 배꽃은 거의 진 듯 하다.

 

  

이화우 흩날릴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 낙엽에 저도 날 생각는가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라

                                                          (조선조 이매창)

 

 

배나무의 수형은 거의 일정한 틀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배밭에 가보면 과수들이 군대처럼 서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백족산 무량사

태고종의 사찰이며

태고종에서는 드물게 비구니스님들이 계시는 사찰이라 한다.

 

 

사찰 앞에 흐드러지게 핀 배꽃

삭발하고 절에 들어간 임을 찾아온 넋들이 깃들어 선가

굴곡진 줄기가 왠지 서러움이 배어 있는듯 하다.

 

 

꽃 잎이 떨어짐은 열매를 맺기위한 하나의 과정인데

올 봄의 지는 꽃은 어쩐지 서럽게 느껴진다.

 

 

노오란 꽃밭에 떨어진 한송이 꽃

임의 품에 안긴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