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우리 쉼터로 옮겨온 엄마의 장독대

시냇물48 2018. 5. 6. 12:00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거동이 불편하신 엄마가

광주의 이모님이 운영하는 요양원으로 들어가시자

고향집엔 아무도 없다.

시골 가는길에 한번씩 들려보는 고향집

텅빈 시골집을 보는 마음이 시려오곤 한다.

장독을 열어보니 된장은 굳어서 돌덩이가 되고

젓갈에는 벌래들이 돌아다닌다.

엄마가 고향집으로 돌아가실 일은 없어 보인다.

그대로 두면 깨어저 없어지거나 동내 사람들이 가저갈 것이다.

이 장독들 중에 내가 시집오기 전에 손 때 묻힌 것도 있다.

동생들은 모두 아파트에 사니 가져갈 사람이 없다.  

그래서 우리 쉼터로 옮기기로 했다.

다행이 남편의 차가 SUV라 시골 오갈 때 두번 실어 왔다.

이제 남은건 몇개 안된다.



아직 장독대 바닥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바닥을 만들고 쉼터 발코니에 있는 항아리도 옮겨놓으려 한다.

그리되면 이 장독대는 엄마와 나의 장독대가 되리라. 



'포토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화 청보리밭  (0) 2018.05.28
풍년을 예약하다.  (0) 2018.05.25
일산 호수공원 설경  (0) 2018.02.28
동검도의 겨울바다  (0) 2017.12.25
호반의 무희  (0) 2017.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