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꾼이 손가락을 자르고도 다시 도박을 시작하는 이유가 뭘까?
조금은 그 마음을 알 듯도 하다.
고려산 진달래밭의 일몰경을 찍고 돌아올 때 엄청난 고생을 했으니
다시 고려산을 돌아다 보고 싶지도 않을 터인데
자고 나자 그 고생은 잊혀지고
일몰 찍을 때 앞의 능선에 그늘이 저서 어둡게 보인 것만 떠올라
해가 뜰 때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맴돈다.
마침 블친 한분이 고려산 일출을 찍으러 가자기에
이른 아침 다시 고려산에 올랐다.
이른 아침이라 통제하는 사람도 없어서
백련사 마당까지 차로 올라갔더니 정상까지 잠간이었다.
이렇게 해서
하루는 일몰 때, 또 하루는 일출 때 고려산 진달래를 담게 되었다.
고려산 너머 골짜기의 운해가 막 걷히고 있어서 몽환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꽃 위를 걷는 사람들
지난번 올라왔을 때 그늘이 젔던 산등성이가
떠 오른는 햇빛을 받아 진달래의 붉은 빛이 한층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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