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자 바로 바닷가로 나갔다.
제주도의 서쪽 해안은 일출을 볼 수는 없으나 파도와 장난이라도 치려는 생각에서다.
제주도 해안은 곰보같은 바위가 뻗어 있다.
썰물 시간대라서 파도는 저 멀리서 출렁거리고 물이 빠진 갯벌에는 죽은 조개 껍질이 여기 저기 널부러져 있다.
멀리서 주민으로 보이는 사람 둘이 뭔가를 잡고 있어서 다가가 보았다.
마을 주민으로 보이는 할머니는 썰물 때 미쳐 빠져 나가지 못하고 웅덩이에 갇힌 멸치를 망으로 뜨고 있었다.
바구니에는 두어 사발 정도의 멸치가 잡혀 있다.
멸치 크기가 보통 10~15cm는 되어 보인다.
망을 물에 담그고 주위에 물을 끼어 부어서 멸치를 쫓으면 멸치가 망위로 올라올 때 망을 들어 올린다.
이분은 바위틈을 쑤셔서 문어를 잡는다.
문어 한마리가 막대의 띁에 달린 천 쪼가리를 물고 있다.
이 멸치때를 보고 우리집 아저씨 멸치를 모래사장으로 몰아대니
몇마리가 모래 위에 나 뒹군다.
고추장도 없이 덥석 깨무니 비린내만 날 수밖에.
남자들이란 참 단순하다.
헌데도 싱싱하다나.....
이날 점심 식사 시간에 식당에서 고추장 조금 컵에 담았다.
나는 일행끼리 숙소를 바꾸어서 이튿날 그 바다에는 가지 못했는데
일행 중에 어떤 분 그 장소에 나가 문어를 잡아 회로 먹은 것 까지는 좋았는데
운동화가 물에 빠져서 맨발로 공항에 나왔고
또 비행기 타고
김포공항에 내리니 주위 사람들이 힐끔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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