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이야기

우물 이야기

시냇물48 2011. 12. 6. 08:38

 

 

 "물을 긷기 위하여땅을 파서 지하수를 괴게 한 곳"

사전에서 우믈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우물은 공동체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

 

성경에서 보면 유목민인 이스라엘 사람들은

사람이나 양들이나 우물에 모여 물을 마시고

여인들은 물을 길어 집으로 가져간다.

 

우물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곳이다.

아브라함의 종이

이사악의 배필인 레베카를 우물가에서 만났고

야곱이 라헬을 처음 만난 곳도 우물가다.

 

예수님이 사마리아 여인에게

영원한 생명의 물을 말씀하신 곳도 우물가 이다

 

 

우리 고향에도 마을 마다 우물이 한두개씩 있었다.

생활이 넉넉한 집은 집안에  우물이 있었다

허나 그런 집은 많지 않고

대부분 마을의 공동 우물을 이용했다.

보통 우물 하나 가지고 열 집

아니면 스무 집, 서른집 까지도 이용했다.

 

이 우물은 여인네들의 사귐터이기도 하였다.

대부분의 아낙네들은 물동이로 물을 길었다.

씻을 것을 우물로 가지고 나와서 씻었고

빨래도 우물에서 했다.

 

마을 안의 모든 소식이 우물에서 전해졌고

때론 헛소문도 이곳에서 만들어저

 여인네들의 싸움터가 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우물은 마을

우리 어머니들의 애환이 서린 삶의 현장이었다.

 

동내 아가씨들을 훔쳐보기 위해

우물가를 맴돌던 총각들

또 동내 과수댁들에게 수작을 걸던 홀아비들의

낭만의 장소가 되었던 우물가 이야기는

이제 지나간 옛날의 추억거리가 되었다.

 

이 우물이 거의 사라지거나 아니면

그 공동체 기능을 상실한 흔적만 남아있다.

 

어지간한 시골 마을에도 상수도 시설이 되어 있고

상수도가 없는 마을도

집안에 지하수를 개발하고 펌프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제 여인네들이 우물에 나갈 일이 없다.

 

여인들의사귐은 부녀회를 통하거나

마을 회관에서의 만남으로 대체되었다.  

 

어머니가 물동이에 물을 길어다가

지어주던 밥을 먹고 자란 세대에게

우물은 꼳 어머니이고

우리의 고향이다.

 

경제의 풍요가 고향을 앗아가고 있다.

'우리들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도시에 쫓겨나는 철새들  (0) 2011.12.23
지구를 한바퀴 돌 것인가?  (0) 2011.12.15
사라지는 초가집  (0) 2011.11.29
멸치잡이  (0) 2011.11.02
새벽 공동묘지에 뭐가 있길레  (0) 2011.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