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을 사람들은 구봉도 미인송이라 부른다.
아마도 구봉도 입구의 바닷가에 서 있기 때문일거다.
미인송
내가 생각해도 예쁜 모습이다.
두개의 소나무 줄기가
이란성 쌍둥이 처럼 하나는 쭉뻗은 늘씬한 모습이고
또 하나는 요즘 잘 나간다는 에스라인을 닮았다.
바닷가에 외롭게 서 있는 듯하지만 결코 외롭지 않다.
바다 건너 풍차와 마주보고 있으며 낮에는 햇님이 포근하게 안아주고
밤이면 달님과 별님도 놀러와 준다.
움직이지 못해도 답답하지 않다
지나가는 바람이 속삭여주고
때때로 바닷새들도 놀러와서 소식을 알려준다.
이렇게 많은 친구들이 있는데
사람들과는 친구하고 싶지 않다.
가지 밑에 와서 불 피우고 고기굽는 연기 맡게 하는가 하면
쓰래기를 잔뜩 쌓아 놓아 숨을 쉬는데 힘이 들게 한다.
사람들은 멀리서만 보아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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