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안면도 아침바다나 볼까하고
새벽에 집을 나섰건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날이 잔뜩 흐려서 안면도에 도착한 내 몸안의 기운이 쏙 빠져버린다.
요즘의 어촌에서 돗단배, 노 젓는 배 볼수는 없지만
비록 흐린 날의 아침바다이지만
가끔씩 구름 사이로 삐죽이 얼굴 내미는 태양을 바라보자니
어디선가 노젓는 어부들의 흥얼거리는 노랫가락이 들려오는 것 같다.
"동풍(東風)이 건듣 부니 믉결이 고이 닌다
돋다라라 돋다라라
동호(東胡)를 도라보며 셔호(西湖)로 가쟈스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압뫼히 디나가고 뒷뫼히 나아온다"
(윤선도 어부사시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