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이효석의 메밀밭을 찾아서

시냇물48 2012. 9. 10. 21:11

"산 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한구절이다.

봉평은 이효석의 출생지이고

이효석의 대표작인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이다.

지금 봉평에는 메밀꽃이 한창이다.

온 들판이 메밀꽃으로 하얗다.

소금을 뿌렸다고 소설에 썼으나

내가 보기에는 때 이른 싸락눈이 온 들판을 덮고 있는듯하다.

 

축제가 시작된 다음날 이른 아침이라

찾는 사람들에게 밟힌 메밀이 눈에 뜨이지 않아서 좋다.

메밀밭 사이길이나 이랑사이를 걸을 때

아직 사람들이 지나지 않은 눈밭을 걸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이슬 머금은 메밀 줄기들이 바지가랭이를

흠뻑 적셔주는 것도 상큼한 기분으로 다가온다.

 

 

허생원은 평생을 이 장터 저 장터를 돌면서 떠돌이로 살아왔다.

동이는 이제 갓 장돌뱅이를 시작한 총각이다.

 

 

 

술집에서 주모를 희롱하는 동이를 허생원이 심하게 질책한다.

그러나 두사람의 마음속에느 뭔가 통하는 감정이 흐르고 있었다.

 

 

 

허생원의 오래전 기억을 더듬으면

젊은시절 물방앗간에서 성서방의 딸과 우연히 만나 하룻밤을 지냈고

이튿날 성서방네는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그 후에 만나지도 못했고 소식도 듣지 못했다.

떠돌이 허생원은 혼자서 살아왔다.

 

직접 표현은 없으나

젊은 장돌뱅이 동이가 허생원의 아들로 보이는 데.......

 

소설 속에서 동이가 허생원을 업고 건넌 개천

봉평면 소재지와 메밀밭이 펼처진 동내를 가로 지르는 개천이다.

 

허생원과 동이는 동이어머니가 사는 제천으로 가기위해 이 개천을 건너간다.

제천장으로 가기위해 밤길을 걷는 두사람 

허생원은 동이도 자기처럼 왼손으로 나귀채칙을 잡고가는 것을 보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