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이야기 167

소나무 전지 작업

일을 하면 할수록 늘어나는 게 전원생활인가 한다. 전에 하던 사업을 정리하여 시간이 많아진 데다가 코로나 때문에 쉼터 생활이 길어짐에 따라 아파트에 있는 시간보다 쉼터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진 실정이다. 전에는 주말에 2일 정도 쉼터에서 보내고 5일 정도는 아파트에서 보냈는데 요즘은 그 반대다. 일주일에 5일 정도는 시골 생활이다. 마스크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시골이기에 머무는 기간이 늘어났지만 하는 일은 전에 비해 훨씬 많아진 것이 참 이상하다. 400여 평 되는 울 안인데 왠 할 일이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잠깐씩 다녀 갈 때 보다 일이 더 많아진 듯하다. 우리 쉼터의 나무들은 아예 손도 못 대는 아름드리 토종 밤나무와 직경 40~50센티 되는 상수리나무가 있고 그래도 가끔씩 손질해주는 과일나무..

우리집 이야기 2021.10.11

우리 쉼터에서 출산한 길냥이

우리 쉼터에 나타나 밥 달라고 졸라대던 고양이의 불룩하던 배가 언젠가부터 훌쭉해젔었다. 그러려니 하고 무심코 넘겼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거실문을 열었더니 어미와 같은 색깔을 한 새끼 고양이가 어미 곁에서 놀고 있다. 작년에도 데크 아래에서 고양이가 새끼를 낳아 길렀었는데 그때에는 새끼들의 모습을 딱 하루만 멀리서 봤었다. 인기척이 나자 재빨리 데크 아래로 몸을 숨긴 후 다시는 그 새끼들을 보지 못했었다. 그리고 그때에는 어미 고양이가 밥달라고 하지도 않았었다. 어미 고양이 우리 쉼터에서 새끼를 출산한 어미 고양이가 작년의 그 어미인지 그 때 새끼 고양이 중의 한 마리 인지는 모르겠다. 가끔씩 나타나기에 먹을 것을 챙겨 주었더니 요즘은 맡겨 놓은 듯이 아침에 현관문을 열면 문 앞에 앉아 있다. 새끼 고양이 ..

우리집 이야기 2021.10.01

우리집 코리아 바나나(으름)

우리나라 산에서 자라는 으름을 바나나 닮았다 하여 코리아 바나나라고 부르기도 한다. 정원의 파고라 옆 펜스와 상수리나무를 감고 자란 으름이 예년보다 이르게 열매를 터트린다. 산중에서는 보통 서리 내릴 때 으름이 벌어지는데 올해는 좀 이르다. 벌어진 으름을 따서 한 입 깨물어 봤는데 단 맛을 별로 느낄 수가 없다. 산중 아이들은 가을에 산에 가서 으름을 따 먹었다는데 속 살이 적고 입 안에 으름 씨만 가득하다. 그래도 으름을 보면서 계절의 맛을 좀 느껴보는 낭만에 젖어 보기도 했다. 으름의 어린순은 봄에 봄나물로 무쳐 먹었으며 덩쿨은 질겨서 말린 후에 바구니를 엮기도 하였다. 뿌리는 한약재로 쓰이는데 부인병과 이뇨작용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으름 씨를 말려서 차를 끓여 먹기도 한다고 한다. 우리 쉼..

우리집 이야기 2021.09.26

우리 아파트 산책길

우리 아파트가 있는 운정 신도시는 전에 살던 일산 신도시보다 녹지 비율이 더 많다. 신도시 안에 여러개의 공원이 있는데 이 공원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 이 연결된 공원을 다 돌면 신도시 전체를 구석구석 돌아보는 느낌이 든다. 우리 아파트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산책코스는 두개가 있다. 건강공원을 통해서 호수공원으로 도는 코스와 정문앞에 있는 야산을 공원으로 만든 코스를 도는 것이다. 말이 야산이지 나지막한 언덕들이 계속 이어지는 코스는 주변에 나무들이 많아서 한낮에도 그늘이 햇볕을 막아주어 걷기에 무리가 없고 호수공원보다 산책하는 사람도 많지 않아서 우리 부부는 이 야산 공원 코스를 주로 이용한다. 아파트 단지 밖 인도변에 있는 분수 정문 앞 도로를 건느면 실개천이 흐른다. 임진강 물을 펌핑해서 신도시..

우리집 이야기 2021.08.30

또 하나의 식구

강화의 쉼터에는 또 하나의 식구가 있다. 길냥이가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서 먹을 거 달라고 한다. 아주 오래 전에 집에서 고양이를 키웠는데 이 고양이가 무단 가출을 자주 하더니 결국은 집을 나간 후 돌아 오지 않아 그 후 고양이를 키우지 않았다. 강화 쉼터에 고양이가 나타 난 것은 한 3년 된 듯하다. 데크 아래에 자리 잡고 새끼를 낳기도 했다. 주인이 없을 때 새끼들이 데크에 나란히 앉아 있다가 사람이 나타나면 잽싸게 데크 아래로 숨기도 했다. 지금 나타나는 고양이는 그때의 어미인지 아니면 새끼 중의 한 마리 인지는 모르겠다. 작년까지의 고양이는 먹이 구걸을 하지 않았는데 지금의 고양이는 데크에 앉아서 배가 고프다는 표정으로 거실 유리창을 통해서 집주인에게 먹을 거 달라고 애원하는 표정을 짓는다. 거실..

우리집 이야기 2021.08.24